캐나다 밴쿠버 해외생활 공감 에피소드

다시 보게 된 밴쿠버의 두 얼굴: 익숙함에 속아 잊고 있던 것들

Cancouver 2025. 6. 15. 13:13

유튜브 영알남 밴쿠버 마약도시 영상 다들 봤어?

 

 

 

처음엔 '아니, 좋은 곳도 많은데 왜 굳이 저런 단면만 보여줄까' 싶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컸음

밴쿠버의 예쁜 곳이 얼마나 많은데, 하는 생각이었지

그런데 영상을 보고 며칠, 거리를 걷다 문득 깨달은 점이 있음
나 자신이 이 도시의 풍경에 너무나 익숙해져 모든 걸 무심코 지나치고 있었다는 사실임

나름 조심한답시고 '홈리스 성지'인 헤이스팅스 거리는 일부러 피해 다녔는데도, 길에서 마주치는 '조금 다른' 사람들은 종종 있었음. '무섭다'거나 '심각하다'기보단 그저 거리를 두고 지나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고, 이는 어느새 내게 완전한 일상이 되어버린 느낌

그러다 얼마 전, 중고 거래 때문에 헤이스팅스를 지나야 할 일이 있었는데, 버스 창밖으로 본 풍경에 정말 말문이 막혔음

영상 속 모습이 과장이 아니었구나 싶었고

돌아오는 버스 안의 상황은 더 충격적이었음
돈도 내지 않고 타는 분들, 산더미 같은 짐을 이고 진 모습들

약 기운인지 깊은 피곤함 때문인지, 자기 가방이 쓰러져도 모른 채 잠든 사람을 보며 '어디로 가는 걸까'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그분들이 나와 같은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임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음. 생각해보니 우리 집에서 한두 블럭만 가면 밤에 그런 분들이 자주 보이는 지역이 있긴 함

평소 밤에 잘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사실을 완전히 잊고 지냈던 것

몇 년 전 집 근처 클럽에서 어떤 사람이 마체테를 들고 난동을 부려 길 위에 피를 흘리던 사람을 봤던 기억까지도 떠올랐고

 

영알남 영상 덕분에 잊고 있던 경각심을 되찾고, 다시 조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됨

아름다운 모습도, 어두운 모습도 모두 이 도시의 현실임을 인정해야지🥲